대출광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 박만진
대출광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평일인 지난 월요일 오랜만에 집안에서 TV를 보며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케이블에 나오는 영화들이 내 입맛에 맞네 안맞네를 따지기 이전에
정말 쉴새 없이 흘러 나오는 대출광고에 혀를 내 두를 수 밖에 없었다
외국여자가 하트모양의 대출이자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뭇 총각들의 마음을 설래게 하는 광고,
운명교향곡에 맞춰 열심히 지휘봉을 흔들어 대며 음악과 어우러진 광고,
그러다 나는 한 광고에서 혀를 차는 정도를 넘어서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앞의 두 광고는 얼굴도 모르는 외국인이거나
채소를 위인화 시킨 광고이기에 광고업체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그저 감탄만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물론 웬만한 국민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가수와 탈랜트가
대부업체 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손가락질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그들이 그들의 유명세를 담보로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 광고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 하겠는가?
대부업이 시작될 당시 광고에 나섰던 많은 연예인들이 자진하차하고 그에 걸맞는 피해도 입었었기에
이들도 그 정도의 피해나 후폭풍은 얼마든지 인지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비록 높은 이자율이지만 돈을 빌려주는 업체가 있다는 것이
사채업자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광고만은 달랐다.
이자를 포인트로 내란다.
포인트가 적립되는 과정을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 천원에 1포인트
숫자놀음 한번 해 보자
만원에 10포인트, 십만원에 100포인트, 백만원에 1,000포인트....
여기까지 했으면 대략 이해를 할 것이다.
천원에 10포인트를 준다하더라도 백만원을 사용해야 10,000포인트, 즉 만원의 효력이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곳에서 대출 받은 사람이 백만원, 이백만원 카드를 사용할 여유가 있을까?
그리고 그 포인트로 이자를 대신 할 수 있다는 광고
정말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어려워 대출 받는 사람에게 소비를 조장해서 그거로 이자 내라?
참으로 어이가 없고 그런 사탕발림을 깜찍한 표정에 말투로 광고를 하는 그 사람이 참으로 안돼 보였다.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푹푹찌는 더위보다 더 열 오르게 하는 이런 광고
과연 어느 정도의 광고료를 받아야 이런 광고에 출연할 용기가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