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져미게 따뜻한 마음의 사나이 - 리처드 용재 오닐
리처드 용재 오닐 & 황수민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남문화예술회관의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거침없이 사진의 주인공인 '황수민'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수민은 11살, 음악을 사랑해서 본회관에서 공연되는 클래식 음악은 거의 관람한 소녀.
자신이 관심있는 남자애가 자기를 괴롭힌다는 고민을 팬레터로 나에게 상담하는 나의 예쁜 GIRL.
팔과 다리에 약간의 장애가 있어서 거동이 조금은 어렵지만 항상 예쁜 미소를 짓는 아가씨.
이런 수민이를 회관에 데려 올때는 항상 공주처럼 치장해 오는 엄마와 아빠가 더 사랑스러워서
나는 이 꼬마아가씨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고 자주 얼굴을 접하는 편이었다.
그러던 지난 2월 21일 '리처드 용재 오닐' 이 본 회관에서의 세번째 공연을 위해 방문하였다.
수민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주는 자기가 만든 카드를 내게 전해 줬다.
"팀장님,팀장님이 이거 '리처드 용재 오닐' 아저씨한테 전해 주실 수 있으세요?"
순간 나는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수민이라는 아이가 평생 음악을 사랑하고 예쁜 여인으로 커 가기 위해서
이번에 '리처드 용재 오닐' 을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처드 용재 오닐' 과 몇번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나름 가깝게 느껴졌고 거리감은 없어졌다고는 하나
그는 전세계를 오가며 연주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가 아닌가?
공연에 관련된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연주자들이 공연전에는 신경이 날카로워져
분장실 출입도 통제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하지만 '리처드 용재 오닐' 은 남다른 부분이 있었다.
공연전에도 항상 웃으며 분장실과 무대를 오고갔으며
세번의 본 회관의 공연을 통해 본 회관이 변해가고 있는 모습도 얘기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본 회관의 기념품을 자기의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셨다는 인사 또한
잊지 않는 자상함을 보이는 젊은이었다.
나는 기회를 봐서 '리처드 용재 오닐' 에게 수민의 얘기를 넌즈시 비췄다.
당신의 열렬한 팬(A Great Fan) 이 있는데 약간의 장애를 가진 소녀(Handicapped Girl)다
11살인데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한 클래식공연을 모두 관람했고
너의 공연은 모두 다 관람했다는 말에 그는 슬그니 놀라는 표정이었다
11살의 소녀가 장애가 있으면서도 자신의 공연을 매번 찾아왔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는 흔쾌히 만남을 승락하였고 공연이 끝나고 그는 수민을 만나기 위해 로비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수민과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분장실쪽으로 걸어 내려갔는데 그곳에는 계단이 있어서
다리가 불편한 수민에게는 한계단 한계단 내려가는 것이 부축을 하더라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자 밑에 '리처드 용재 오닐' 이 소리쳤다. 본인이 올라 갈테니 내려 오지 말라고......
그렇게 세계적인 비올리스트는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국의 작은 도시
하남의 작은 소녀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 올라왔다.
그리고 음악을 계속 사랑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수민을 껴안고 여러번 사진을 찍었다.
수민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얻은 양 기뻐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도 마냥 행복했다.
그 이후 며칠 후 수민에게 회관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아주 들 뜬 목소리로 '리처드 용재 오닐' 에게서 메일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수민이 '리처드 용재 오닐' 에게 카드를 주면서 그곳에 메일번호를 적고 답장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나는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계투어를 다니며 그 바쁜 와중에 자신을 사랑해 주는 어린 팬을 위해 메일을 보내 줄 수 있는 그 따뜻한 마음
그가 세계적인 연주가가 된 것은 그의 연주실력이 우선이겠지만
나는 그에게서 사람의 따뜻함이 그를 현재의 위치로 만들었지 않은 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
내년 회관에서 진행될 프로그램을 선정하며 내가 그를 다시 한번 떠올리는 것은
그의 음악실력도 실력이지만 아마 그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따뜻한 마음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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