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문화예술회관/회관에서의 흔적

절필 6년만에 뮤지컬 ‘우리 엄마’로 돌아오다! 작가 ‘박만진’ - 방송작가 박만진 (PARK MAN JIN)

방송작가 박만진 2012. 11. 29. 17:22

 

[인터뷰] 절필 6년 만에 뮤지컬 ‘우리 엄마’로 돌아오다! 작가 ‘박만진’

하남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 팀장이자 작가로 다양한 활동 펼쳐

                                                                                                                                                            2012.11.29 16:58 입력 | 2012.11.29 16:59 수정

 

박만진은 1981년 KBS ‘젊음의 행진’으로 첫 방송 데뷔를 치른 베테랑 방송인이다. 이후 ‘백분쇼’, ‘가요톱텐’, ‘가족오락관’, ‘뮤직뱅크’ 등의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2006년 하남문화예술회관에 입사한 그는 공연기획팀 팀장을 맡아 공연계에 몸담으며 지내왔다. 그런 그가 최근 뮤지컬 ‘우리 엄마’의 ‘작가’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입사 후 단 한 차례 작품 활동이 없었던 그가 뮤지컬 대본가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7일부터 12월 8일까지 광주문화스포츠센터 대극장에서 양일간 펼쳐지는 뮤지컬 ‘우리 엄마’의 작가 박만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하남문화예술회관 입사 후 집필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뮤지컬 ‘우리 엄마’를 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갑자기 집필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의뢰가 있었지만 하남문화예술회관의 팀장으로 재직 중인 만큼 팀장의 업무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자제했다. 사실 방송작가 생활을 하며 매주 시간에 쫓겨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도 힘들고 아팠다. 그 때문에 절필(絶筆)을 선언하고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기획을 하게 된 것이 6년째다. ‘노름꾼은 보름달만 봐도 팔광을 떠올린다’고 하지 않나. 그것처럼 내 속에서도 글귀신이 아직 스멀스멀 살아있었나 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어머니께서 마지막 전화 통화 후 갑자기 돌아가신 지 7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는 사모곡의 의미도 있다.


- 그동안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


‘극본 박만진’이라는 나의 이름을 걸고 예전처럼 작가로 표면화되는 것이 처음이지 그동안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기획을 하면서 간혹 MC멘트나 구성, 연출 등은 꾸준하게 써왔다.


2006년 하남문화예술회관에 입사해서 공연기획자로 처음 인터뷰할 당시 ‘나는 먼 훗날 작가라는 이름으로 남고 싶다’고 대답을 한 기억이 난다. 사실 연예인이나 작가와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속되게 말하자면 ‘그 끼’를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가 없다. 22살의 어린 나이로 30년이 넘게 방송작가로 살아왔다. 그것을 어떻게 완전히 잊을 수가 있겠나.

 

 


- 하남문화예술회관 입사 후 글 쓰는 작업을 꾸준히 했다고 해도 완전한 작품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오랜만에 펜을 잡은 것이 어색하거나 어렵지는 않았나.


공연 팜플렛에도 실렸는데 참 어려웠다. 지난 30년이 넘는 방송작가 생활을 뒤돌아 봐도 이번 작품만큼 어려운 적은 없었다. 사실 어렵다기보다는 조심스러웠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사실 방송 대본은 작가가 쓴 대로 CG나 특수효과를 이용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 맞는 작품을 쓴다는 것은 너무도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공연기획을 하며 무대의 한계성을 알아버린 탓에 작품은 자꾸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더 디테일한 부분을 묘사할 수 있는 혜안(慧眼) 또한 생겨났다. 그게 이 작품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방송 작가로서의 삶’과 ‘공연기획자로서의 삶’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어떤 것을 택할 것 같나.


예전에 마치 내가 방송에서 하던 인터뷰 같다. ‘노래와 연기 한쪽을 선택하라면?’ 같은.(웃음) 사실 작가가 작품을 쓰는 것은 남들이 다 잠든 새벽 시간이니 굳이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낮에는 공연기획자로서, 밤과 새벽에는 작가로서 산다면 선택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굳이 선택하라면 ‘작가’이지 않을까.

 

 


- 뮤지컬 ‘우리 엄마’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제목 그대로 ‘나의 엄마’와 ‘그대의 엄마’의 이야기이다. 물론 최근 공연에 ‘엄마’를 소재로 하는 제목들이 많아서 혼동이 생길 수도 있다. 제목으로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만큼 내용에 맞는 제목을 붙이기가 어렵더라. 작품은 ‘할미꽃 전설’을 모티브로 했다. 홀어머니가 세 딸을 키워 시집보내고 말년에 세 딸을 보러 갔다가 눈 속에서 숨을 거둔다는 큰 줄거리 외에는 모든 것이 창작이다.


- 작품에서 이런 점들을 관객이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는 부분이 있나.


뮤지컬 ‘우리 엄마’에는 어머니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 불러 주는 ‘자장가’, 죽음에 이르는 모습에서 흐르는 ‘회심곡’ 등의 노래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흘러나오는 주요 노래들은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인 박윤정 명창이 불렀다. 박윤정 명창의 노래는 슬픔의 깊이를 더해주고 작품에 무게를 더 실어 주고 있다. 


- 뮤지컬 ‘우리 엄마’만의 특징이 있다면?


전반부는 방송 시절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전원주 씨의 감초 연기와 마당극의 대부 김종엽 씨의 구수한 입담이 그 빛을 발하며 폭소를 자아낸다. ‘하룡서당’, ‘봉숭아학당’, ‘남남북녀’, 마당극 ‘폭소 춘향전’ 등을 집필했던 나의 주특기를 살려 건강한 웃음을 주려고 한다. 후반부는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관객이 효(孝)에 대한 본질을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 한국의 포근한 어머니를 느끼게 하는 서우림 씨의 열연이 작품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어머니의 한(恨)을 대리하여 풀어주는 박윤정 명창의 소리 또한 색다른 분위기를 전해줄 것이다.


-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두 작품 정도 써 놓은 것이 있는데, 내년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제작사와도 이야기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최근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시놉시스를 잡고 있다. 현재는 연말 시즌이라 공연 진행 때문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지만 이 작품도 뮤지컬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