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생각하며 썼다” 뮤지컬 ‘우리엄마’ 작가 박만진
뮤지컬 ‘우리엄마’ 시즌2가 11월 30일(토) 오후 6시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우리엄마’는 일찍 남편을 잃고 홀로 어렵게 세 딸을 키우는 엄마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우리민족 고유의 정서를 담아낸 아름다운 민요, 설화 등을 강조했다.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엄마’라는 주제로 재탄생한 진정한 한국형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 ‘우리엄마’는 작가 박만진이 ‘할미꽃 전설’을 모티브로 집필한 작품이다. 작가 박만진은 ‘가요톱텐’, ‘젊은이의 토요일’, ‘토요일 7시가 좋다’등 많은 프로그램의 대본을 써온 베테랑 방송 작가다. 현재는 방송계를 떠나 하남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 팀장으로 작품 집필과 공연계에 몸담으며 지내고 있다. 작가 박만진과 뮤지컬 ‘우리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뮤지컬 ‘우리엄마’ 시즌2 작품 소개 부탁드린다.
모든 여자들은 누구나가 어머니이고 딸이다. 뮤지컬 ‘우리엄마’는 가장 정겨운 이름 ‘엄마’의 끝없는 희생과 자식을 위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 ‘계씨부인’은 청상과부로 세 딸을 고이고이 키워 시집을 보낸다. 이후 ‘계씨부인’은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시집간 딸들 집을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신파적인 내용이다. 그 속에서 어머니의 사랑과 자식의 효에 대한 필요성이 은연중에 드러난다.
- ‘할미꽃 전설’을 모티브로 했다던데.
연출을 맡은 ‘소리코리아’의 정남훈 예술감독과 ‘할미꽃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할미꽃 전설’은 청상과부로 어렵게 키운 세 딸에게 문전박대 당해 죽어서 할미꽃이 된 설화다.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 닿아 정남훈 예술감독과 의기투합해 작품을 쓰게 됐다. 세 딸과 어머니라는 설정 외엔 나머지는 모두 창작이다.
- 주인공인 엄마를 ‘계’씨로 설정한 이유가 있는가?
이 작품의 내용이 우리 어머니의 삶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자식을 위한 끝없는 희생과 헌신은 ‘계씨부인’ 못지않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어머니의 성(性)을 따오게 됐다. 이혼 등 여러 가지 불효만 저지른 자식으로서 사모곡(思母曲)의 의미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 집필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엄마 ‘계씨부인’을 재혼시키려 온갖 노력을 다하던 ‘매파’ 역에는 처음부터 전원주 선배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매파’는 장돌뱅이인 ‘최씨’(최주봉 분)와 정분이 나서 늘그막에 늦둥이까지 두는 역할로 전반부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감초이기도 하다. 이 역할에 전원주 선배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했다. 방송 시절부터 ‘폭소 춘향전(춘향 역)’등 내가 쓴 대본을 충실하게 소화해 내는 능력을 봐왔기 때문이다.
- 많은 장르 중 국악과 접목시킨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국악을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다. 극 중 엄마의 심정을 ‘소리코리아’ 대표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박윤정 명창이 도창으로 직접 노래를 한다. 극적인 요소와 함께 국악을 통한 어머니의 한(恨)과 설움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싶었다. 이 공연에는 전통 음악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작곡가 故박춘석 선생께서 박윤정 명창에게 선물한 ‘우리 강산’이나 ‘배따라기’ 같은 곡도 있다. 이번 무대에서 작곡가 유작인 국악가요를 국악기로 편곡해 최초로 들을 수 있는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 작년에 뮤지컬 ‘우리엄마’ 공연을 올렸었다. 한 번 더 공연하게 된 이유는?
매년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꾸준하게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 하면 무조건 서양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작품은 국악을 가미한 뮤지컬도 충분히 재미있고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 작년 뮤지컬 ‘우리엄마’와 올해 올릴 뮤지컬 ‘우리엄마’ 시즌2의 차이점이 있다면
작년 공연에서 가장 아쉬웠던 아역을 더욱 보강했다. 이번에 선발된 아역들은 깜찍한 모습을 선보이며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다. 수차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아역들의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 외에 그들과의 인연이 있었나.
지난 1981년 방송을 시작으로 2,000여 편에 가까운 작품을 집필했다. 너무 다작 하다 보니 출연했던 연예인들과 작품을 통해 친해진 것인지, 화면을 통해 봐서 아는 것인지 그 자체도 모호할 때가 있었다. 방송작가 시절 배우 전원주, 김애경, 김을동과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있었다. 이후 전원주 선배와는 공연을 통해 가끔 접한 것으로 기억한다.
- 공연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살아생전 작은 효도라도 해야지, 돌아가시면 아무것도 해 드릴 게 없다.’ 옛날에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이 작품을 보고 부모가 살아 계실 때 조그마한 관심,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앞으로 계획 중인 공연이 있다면?
한 멕시코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대형작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저작권과 여러 가지 문제로 자세한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공연장에서 한 작품, 한 작품 준비하다 보니 일회성으로 끝나는 방송 집필보다는 더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만큼 한 작품을 집필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김민음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소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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